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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증여 이슈에 대한 고찰(양도세, 증여세)
관리자
Date : 2021.11.02

증여 이슈 1

상담자 A씨는 올해 성남 판교동 아파트 지분을 아들에게 증여 하기로 하였는데요. A씨는 "나중에 상속을 해도 어차피 세금 내고 물려줄 아파트'라며 "다주택자 중과세를 맞느니 조금 일찍 자녀에게 물려주는게 낫다"고 얘기하였습니다.

올해 세금폭탄에 지난해 증여 건수가 21만건을 돌파하여 역대 최대를 기록하였습니다. 18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증여 신고 건수는 21만 460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뛰어 오른 수치입니다.

201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고 증여 재산가액은 43조 6134억원으로 1년 새 54.4% 불어나 나란히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였습니다.

저희 세무업계는 자산 보유자들이 양도세 부담을 피해 대거 증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2018년 4월 이후 양도하는 주택부터 기본세율(6~45%)에 10%포인트 더 높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를 도입했다. 여기에 지난 6월부터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기본세율에 최대 30%포인트까지 세금이 가중되며 양도세 부담이 더 커진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높은 세금을 내고 남한테 집을 파는 것보다 친족에게 물려주는 게 낫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증여세율은 10~50%인데 6억원까지 재산공제를 받을 수 있어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양도하는 것보다 세 부담이 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증여 건수를 살펴보면 건물 증여(7만1691건)가 전년대비 68.1% 급증하며 전체 증여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건물 증여가액은 19조 8696억원으로 1년 새 144.1%나 불어났습니다.

증여자산 중 59%는 직계 존비속에게 돌아간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친족(17.9%), 기타 수증자(19.1%)에게 물려주는 비중도 높았습니다.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비중은 3.2%로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20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16만 30건)도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등 자산을 팔지 않고 일가에게 물려주려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미성년자에 대한 증여는 전체 증여의 7.5%에 달했습니다.

상속세도 덩달아 늘었습니다. 지난해 상속세 신고 인원은 1만 1521명, 재산가액은 27조 4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6%, 27.3% 불어났습니다. 상속·증여 흐름이 늘자 정부 지갑은 더 두둑해졌습니다.

지난해 상속 증여 세입은 10조 3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여 이슈 2

상담자 B씨는 아파트를 취급하면서 중도금이 부족하여 아버지로부터 3억원을 빌려 중도금을 내고, 이후 본인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아버지에게 2억 7000만원을 상환하였다. 그러나 국세청은 아버지가 A씨에게 3억원을 증여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에 가산세까지 더해 6000만원을 부과했다. 아버지로부터 빌린 돈 대부분을 상환 했는데도 증여세를 부과받은 A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 민원을 접수시켰다. 권익위는 아파트 취득 당일 대출을 받아 아버지에게 상환한 사실이 확인되는 만큼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고 국세청은 권익위 권고를 수용해 A씨의 증여세 부과를 취소했다.

요즘 부모 등 가족의 도움을 받아 집을 마련하는 젊은 층 가운데 증여세를 얻어 맞는 사례가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단기간 집값이 치솟으면서 증여 공제 한도와 집값 사이의 괴리가 커진 만큼 '부모 찬스'를 이용하지 않고는 집을 구입하거나 전세를 마련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탓이다.

증여가 부의 대물림을 조장하고 자산 불평등을 심화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큰 탓에 세제 개편 논의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등 자산가격 급등에 따라 증여세는 더 이상 소수 부유층만의 세금이 아닌 상황이 됐다. 이제는 '부의 이전' 규모를 좀 더 확대해주는 방안에 대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장 상속 증여세율을 낮추는게 국민 정서상 어렵다면, 상속 증여 공제 한도를 넓히는게 합리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의 증여 공제 한도는 초라한 수준이다. 문재인정부 초기에 국책연구원인 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상속 증여세제 개선 방향 보고서는 10년간 5000만원에 불과한 한국의 자녀 증여 공제 한도가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명확히 지적했다.

미국은 연방정부에 납부하는 자녀 상속 증여세의 통합 공제 한도가 부모 1인당 총 1170만달러(138억원)에 달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의 최대치를 자녀에게 상속 증여 했을 때 총 2340만달러(276억원)을 세금 한푼 안 내고 넘겨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초고액 부자들에 대해서는 증여세(40%)를 내도록 하되, 웬만한 국민은 다음 세대로 부의 이전을 자유롭게 허용한 셈이다.

반면 한국은 공제 규모 자체가 작다보니 국민 사이에서 자녀가 30세가 될 때까지 1억4000만원을 증여세 없이 증여하는 방법이 절세팁으로 통하는 슬픈 현실이다. 태어나자마자 2000만원, 열살에 2000만원, 성인이 된 후 스무살에 5000만원, 서른 살에 5000만원을 증여하면 1억 4000만원을 증여세 없이 절세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속세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일본도 주택 취득과 교육 등 여러 항목에서 폭넓은 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과 가장 큰 차이점은 기본공제 외에 증여 목적별로 별도의 공제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집값이 많이 오르고 증여 공제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해 증여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났으니 편법 증여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